전투기가 180도 뒤집혀서 비행할 수 있는 진짜 이유

때때로 급선회, 급상승, 배면비행 등 전투기를 이용한 다양한 묘기들이 에어쇼를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공개되곤 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특수한 공중 전투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파일럿들의 무수한 노력 끝에 습득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보다 우선되는 것이 전투기 자체의 기술력이다. 전투기는 여객기, 헬리콥터와는 달리 기본적으로 배면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어째서 전투기로는 배면비행이 가능한 것일까? 

배면비행이란 비행기가 밑쪽을 윗면으로 하여 뒤집힌 자세로 비행하는 것을 뜻한다. 매우 특수한 비행이기 때문에 일반 여객기나 헬리콥터로는 배면비행을 선보일 수 없다. 배면비행에 적합한 설계나 장비를 갖춘 전투기에서나 가능한 기술이다. 대부분의 전투기에서도 몇 분동안 배면비행을 유지하는 것이 고작이다. 


딱 한 번, 일본에서 여객기가 배면비행을 벌이는 헤프닝이 벌어진 적이 있기는 하였으나 일반적으로 여객기로 배면비행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 여객기는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되어 무거운 물체를 싣고 멀리 날아가는데 유리한 날개 모양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정립비행만을 위해 설계, 제작된 만큼 배면비행을 시도하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이 없다. 2011년, 일본의 ANA 140편 여객기가 배면비행을 시도한 것은 부조종사가 방향키를 잘못 건드려 만들어진 실수였으나 자칫하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승무원 두 명의 경미한 부상으로 끝난 것이 천만다행인 사건이었다. 


그렇다면 전투기는 어떠한 점이 여객기와는 차별화되어 배면비행이 가능하게 된 것일까? 비행기는 보통의 자세로 비행할 때 그 비행기가 가진 성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공중 전투의 상황에서는 적기의 공격을 피하거나 공격을 가하기 위해 급상승, 급선회, 배면비행 등의 기술이 불가피하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투기는 일반 여객기와는 다르게 설계된다. 비행기가 뒤집히면서 발생하는 양력을 견딜 수 있도록 날개 모양을 설계하기 때문에 때때로 전투기의 형상이 기괴해지곤 한다. 양력이란 유체 속의 물체가 수직 방향으로 받는 힘으로 비행기를 하늘에 띄우는 원리이기도 하다. 비행기의 날개가 이 힘을 이용하여 비행기를 하늘에 띄우는 것이다. 


그런데 비행기가 뒤집혀 버리면 비행이 불안전하게 변해 버린다. 날개가 있는 한 비행기가 뒤집어져도 양력이 유지되기는 하나 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안전한 비행을 하는데는 무리가 따른다. 그런데 전투기는 일반 여객기와는 다른 형태로 날개를 디자인하기 때문에 180도 뒤집힌 배면비행에서도 양력의 크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일반적인 여객기의 날개는 위쪽이 좀 더 볼록한 모양으로 설계된다. 그러한 탓에 날개 위쪽으로 양력이 더 잘 만들어져 정립비행에 특화된 셈이다. 반면에 전투기에는 날개 단면을 일자, 마름모, 볼록렌즈 모양처럼 상하 대칭으로 설계한다. 상하 대칭인 날개로 디자인할 경우 배면비행 시에도 비행기를 수평으로 날게할만큼 충분한 양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투기와 여객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날개의 모양이지만 부수적인 기능들도 뒷받침되어야지만 배면비행을 시도 및 성공할 수 있다. 배면비행 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점은 연료 공급이다. 전투기가 180도 회전을 하면 연료탱크도 자연히 뒤집힌다. 그리고 연료탱크 바닥에 설치된 연료펌프가 위쪽으로 오게 되면서 연료 이송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전투기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연료탱크 밑바닥에 격벽을 만들어 비행기가 뒤집어졌을 때 격벽을 닫히게 하거나 연료펌프를 애초에 연료탱크 위, 아래에 모두 설치하는 방법이 가장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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